입안 청소하기 [GTS-11]
1cm 남자는 오늘도 청소 당번이지만, 그딴 건 알 바 아니라는 듯이 도망치려던 찰나였다. 쾅!! 소리와 함께 눈앞이 어두워졌다. 소형 여객선만큼이나 큰 캐서린의 로퍼가 순식간에 앞길을 막았다.
“올리비아가 있었으면 참 재밌는 구경거리였을 텐데 말이야. 너, 오늘 청소 당번인 거 알고 있어?”
캐서린은 다크네이비 블레이저를 손으로 쓸면서, 푸른 눈을 아래로 내리깐다. 그 시선은 사람을 잡아먹는 포식자와도 같다.
“감히, 농땡이 치고 도망가?”
그녀가 천천히 무릎을 굽히며 얼굴을 1cm 남자 쪽으로 내린다.
1cm 남자의 전신이 캐서린의 그림자 속으로 삼켜졌다.
“혹시 내가 모를 줄 알았어? 평소에 내가 그렇게 만만한 존재였구나.”
캐서린은 입꼬리를 비튼다. 붉은 머리카락이 어깨를 따라 흘러내리고, 바람도 없이 치맛자락이 살짝 스치듯 바닥을 핥는다.
1cm 남자가 뒤로 물러서려는 순간, 그녀의 손가락 하나가 그의 몸통을 눌렀다.
“정말 멋대로 사는구나.”
그녀는 입술을 핥는다. 한참 굶주렸던 맹수가 먹잇감을 앞에 두고 입맛을 다시는 듯하다.
“넌 규칙을 어겼고, 내게서 벗어나려 했지. 하지만 기뻐해. 교실은 이미 내가 청소했으니까.”
1cm 남자가 도망칠 궁리로 어디에 숨어있는 동안에, 교실은 이미 캐서린이 청소한 상태다.
캐서린은 그를 손가락으로 집어들었다. 그녀는 교탁 앞에 앉아 다리를 꼬고, 그를 손바닥에 올려놨다. 청소 따위와는 전혀 무관하게, 다른 무언가를 훑는 짐승의 눈빛을 띤 그녀였다.
“어쨌거나 너 땡땡이 쳤잖아. 그러니까, 미안해서라도 큰 감사를 해야겠지?”
캐서린은 1cm 남자가 올라탄 손을 본인의 턱에 붙인다. 그녀의 입술이 살짝 벌어진다.
“내 입안을 청소하도록 해.”
순간 정적이 흘렀다. 1cm 남자는 방금 그녀의 말이 현실 같지 않았다.
“청소는 네 몫이니까. 어차피 입안을 교실의 일부라 생각하면, 그리 이상한 요구는 아니잖아?”
캐서린은 고개를 숙였다. 붉은 머리카락이 흘러내리며, 입김 같은 숨소리가 귓가에서 으스스하게 스친다.
“혀 옆이나 아래쪽에 사탕 찌꺼기 있는 거 같아. 손으로 치우든지 닦아줘. 꼼꼼하게 말이야.”
침이 희미하게 끈적이는 캐서린의 입속, 그 치열은 하얗고 가지런하다. 그곳엔 먹다 남은 캔디의 단내와 미묘한 금속 냄새가 섞여 있다.
1cm 남자는 어쩔 수 없이 캐서린의 입안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그녀의 입술이 벌어지고, 그 어두운 틈으로 들어간 순간 1cm 남자의 세계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촉촉하고, 뜨겁고, 질척거리는 공간…
혀는 거대한 육편처럼 천천히 들썩이며, 그의 몸을 미끄러뜨린다. 침은 실처럼 늘어지다 못해, 그의 다리를 잡아채듯 달라붙는다.
방심한 순간, 캐서린의 혀가 움직였다. 그는 몸이 전복되듯 굴러떨어지고, 무릎부터 치아에 쿵 박혔다.
입 밖에선 억눌린 듯한 캐서린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장난을 감추지 않은 채, 혀를 계속 움직였다. 다시 그녀의 혀 표면에 올라온 1cm 남자는 말랑한 움직임에 따라 몸이 좌우로 흔들리고, 이내 중심을 잃고 미끄러진다.
말 그대로 쓸려간다. 혀의 곡면을 따라 몸이 뒤집히고, 등에 흐르는 침이 뜨겁게 끓는다. 혀끝은 매끈하면서도 거칠다.
혀의 옆면에 눌려 벽에 박히는 순간, 그는 짓눌리는 감각에 눈을 질끈 감는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혀로 걸레질하고 있는 거야. 후후, 그러니까 걸레는 너라는 소리지.”
캐서린의 목소리가 입천장을 타고 울린다. 그녀는 웃고 있다.
“널 목에 넘기기 참 좋아 보여. 푸후… 겁먹었어? 내 입안에 들어온 감사를 표현하는, 일종의 서비스야.”
퉤! 캐서린은 1cm 남자를 손바닥 위로 뱉어버렸다.
길고 하얀 손가락으로 펼쳐진 그 넓은 피부 위에, 그는 질척하게 처박혔다.
몸 전체가 캐서린의 침에 절여졌다. 눈을 제대로 뜨기도 힘들 정도로, 얼굴엔 침이 흐른다.
“으음… 정말 엉망이네.”
캐서린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코를 가까이 댄다. 숨을 들이쉬며, 그에게서 풍기는 자신의 침 냄새를 감상한다.
1cm 남자에게도 그 냄새는 강하게 느껴졌다.
끈적하고, 짭짤하고… 미묘하게 단내가 섞인 그 향…
기분이 좋았다. 부끄러워해야 할 상황인데, 조롱당하고 짓밟혔는데…
그게 이상하리만치 안심처럼 느껴졌다.
“…너, 설마 기분 좋아?”
캐서린이 눈썹을 살짝 치켜세운다. 흠뻑 젖어 흐느적거리는 1cm 남자의 모습은, 마치 자진해서 굴욕을 받아들이는 듯했다.
그녀는 가만히 내려다보며 다시 입술을 핥는다.
“변태네, 너. 다음번에는 더러워진 널 어떻게 청소할지 생각해 봐야겠어.”
캐서린은 새로운 놀잇감을 찾은 포식자의 미소를 깊게 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