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 손잡이 못 눌려? [GTS-10]



올리비아는 고개를 숙였다. 단정히 묶인 그녀의 트윈테일이 어깨를 타고 흘러내린다. 복도 바닥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마치 입을 벌린 포식자처럼 1cm 남자의 전신을 집어삼켰다.

그녀는 조용히 쪼그려 앉았다. 정갈하게 다려진 블라우스 자락이 그녀의 무릎에서 조용히 접혔다.

"어째서 내 눈치를 보는 거지?"

그녀의 목소리는 낮고 일정했다. 음의 굴곡도 감정도 없다.

혹시지나갈 때를 노려서 치마 안을 훔쳐보려고 한 거 아니야?”

입꼬리 하나 올라가지 않은 채, 그녀는 질문했다. 하지만 그 말의 끝자락엔 서늘한 칼날이 실렸다.

1cm 남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입술이 바짝 말라 찢어질 듯했고, 몸이 저절로 떨렸다. 그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도망치지 마.”

그녀의 시선이 그를 정면으로 눌렀다.

꼴에 남자라면교칙을 위반한 책임은 져야지.”

그녀는 무릎에 얹은 손을 바닥 쪽으로 내렸다.

교정은 내 맨발이 해줄 테니까. 심층 교정은 발가락이야.”

올리비아는 일말의 망설임도 선의도 없었다. 1cm 남자에게 선택지는 하나뿐이었다.

그는 본능에 휘둘리듯 도망쳤다. 그리고 마침내 금지된 성역인 여자 화장실로 숨어들었다.

화장실 안은 외부의 빛이 대부분 차단된 세계였다.

물비린내와 오래된 세제 냄새가 얽혀 있었고, 정적은 무게를 지닌 채 내려앉았다.

그는 세면대 아래에 몸을 웅크렸다.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 !! !!!

올리비아의 발소리가 울렸다.

블랙 로퍼가 차가운 타일 위를 일정한 간격으로 내리눌렀다. 박자는 흔들림이 없었고, 망설임조차 없었다. 마치 처형을 위해 움직이는 집행자처럼 말이다.

1cm 남자는 그녀가 포기하고 돌아서길 바랐다. 그저 한순간의 장난이었길... 뒤돌아가길...

잘 숨었네. 교칙을 어기고도 살아남으려는 의지가 아주 귀여워.”

올리비아는 칸막이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녀의 복부가 수축됐다. 금빛 눈동자가 잠시 찌푸려졌다.

참을까 했는데 마침 잘됐어. 감히 여자 화장실에 들어온 벌을 받아야 하겠지?”

그녀는 변기의 뚜껑을 열었다. 그리고 앉았다.

찾지 못했다고 내가 포기할 거 같아? 쥐새끼처럼 넌 여기 어딘가에 있겠지. 그렇다면 숨을 쉬고 있다는 뜻일 테니까.”

푸슉..!

순간, 그녀의 배 속에서 끓어오른 압박이 풀려나갔다.

공기를 뚫고 퍼지는 묵직한 진동... 그리고 곧이어, 후끈한 열기와 함께 치솟는 악취가 화장실 내부를 지배했다.

1cm 남자의 코로 그 모든 것이 밀려 들어왔다. 그는 입을 틀어막았다. 헛구역질이 튀어나오고 폐가 조여왔다.

올리비아는 지독했다. 그녀는 변기 뚜껑을 닫지 않았다. 대신 물도 내리지 않은 채, 1cm 남자가 나오길 기다렸다.

화장실에 숨은 건 너의 실수였어. 당장 나오지 않으면 화장실 문을 밀폐할 거고, 넌 이곳에서 이 악취를 죽을 때까지 맡게 될 거야.”

화장실 내부는 더 이상 사람이 머물 수 없는 공간처럼 변해간다.

배설의 흔적은 그대로였고, 그 냄새는 코를 찌르다 못해 폐를 찢는 듯한 고통으로 번졌다.

1cm 남자는 더는 버틸 수 없었다. 세면대 아래에서 떨던 그의 몸은 이미 기력이 다했다. 복부는 헛구역질로 쪼그라들고 눈은 충혈됐다.

결국 그는 무너졌다. 힘없이 기어 나와 숨을 헐떡였다.



올리비아는 손에 닿을 가까운 거리에서 1cm 남자를 내려다보며,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결국 나왔네? 하지만 이제부터가 진짜야. 너로 인해 탄생한 이 혼돈을 직접 정리하도록 해.”

1cm 남자는 올리비아를 대신해서 변기 물을 내려야 한다.

올리비아는 1cm 남자를 손가락으로 집어 올렸다. 그리고 그를 변기 손잡이 위에 내려놓는다.

차가운 금속 표면에서 1cm 남자는 본능적으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시야엔, 상상도 못 했던 참혹한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올리비아가 싸지른 변기 안은, 질척거리는 혼탁한 액체, 점막처럼 일렁이는 찌꺼기, 그리고 공기를 타고 피어오르는 증기로 가득했다.

숨이 막혔다. 눈이 부정하려 해도, 두뇌는 이미 그 현실을 받아들였다.

……끄으…… ……!!!

1cm 남자의 몸이 떨렸다. 그의 입에서 비명이 튀어나오고, 이내 가늘게 경련을 일으키며 의식은 꺼져버렸다.

올리비아는 고개를 약간 갸웃하더니, 감정 없는 눈으로 기절해버린 그를 내려다봤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손을 뻗어 물을 내렸다.

……손잡이 하나 못 누르고 쓰러져? 하지만 이미 네 존엄은 물과 함께 내려갔어. 그렇다고 체벌을 생략하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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