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장난감 [GTS-3]


클레어는 흰 니삭스 아래로 곧고 정갈한 다리를 뻗으며 운동장 위를 걸었다. 그녀의 로퍼가 흙을 사뿐히 밟을 때마다 희미한 먼지가 일었다. 그건 그녀의 손바닥에 앉아 있던 1cm 남자에게는 거대한 모래폭풍처럼 보였다. 작디작은 그의 몸이 잔잔히 흔들렸고, 그는 고개를 들어 미약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배고파간식은 없어?'

그 순간, 클레어의 걸음이 멈췄다. 초록빛 눈동자가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며 그녀는 작게 웃었다.

아침을 안 먹고 나온 거야?”

클레어가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설마, 여학생한테 밥 얻어먹으려고 학교 온 건 아니지?”

클레어의 입꼬리가 부드럽게 올라갔다. 겉보기엔 따뜻하고 다정한 미소였지만, 그 속엔 무언가 비틀린 감정이 애틋함과 지배욕으로 얽혀 있었다. 그녀는 손을 천천히 짙은 청록색 스커트 안쪽 주머니로 넣어 무언가를 꺼냈다.

그것은 끈적하게 녹아 반쯤 눌린 딸기맛 캔디 한 알이었다. 클레어는 그것을 마치 귀중한 보물처럼 손바닥에 얹힌 1cm 남자의 앞에 조심스레 내려놓았다.

원래 교실 쓰레기통에 버리려고 했는데, 스커트 주머니에 넣고 잊어버렸거든.”

그녀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근데 주인이 나타났네? 이건 네 거야. 먹어도 돼. 물론, 네가 감당할 수 있다면 말이지.”



1cm
남자는 아무 말 없이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의 눈앞에 놓인 캔디는 녹아내린 표면에 먼지와 섬유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하지만 그가 주저한 이유는 그런 더러움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분명 클레어가 먹다 뱉은 조각이었다. 그 생각만으로 그의 혀끝이 반응했고, 식욕은 제어되지 않았다. 동시에 밀려오는 무력감이 그를 찔렀다.

아무리 1cm밖에 안 돼도, 남자의 본능은 숨기지 못하는구나?”

클레어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올리비아의 발가락을 핥겠다고 몸부림치던 그 눈빛이 보이는 거 같은데?”

그녀는 손가락을 내밀며 미소를 띠었다.

진심으로 배가 고픈 거라면? 내가 특별한 걸 핥게 해줄까?”

클레어의 발끝이 까딱였다. 그녀가 니삭스를 벗고 맨발을 내밀면, 발가락 하나만으로도 그 크기에 숨이 막힐 거다. 하지만 1cm 남자는 그녀의 피부를 떠올리며 이상한 매혹에 빠졌다.

후훗. 역시 넌 참 귀여워. 맨발을 핥게 해주겠다는 건 물론 농담이야.”

클레어가 속삭였다. 그녀는 손가락을 가볍게 튕겨 캔디를 운동장 먼지 속으로 날려보냈다.

이건 너무 더럽잖아.”

클레어는 다시 스커트 주머니에서 포장조차 뜯지 않은 새 캔디를 꺼내 입안에 넣었다. 그녀의 볼이 부풀어 오르며 젖은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일부러 천천히, 깊게 사탕을 녹이며 입속의 감각을 즐겼다.



, 입속에서 천천히 녹아가. 너도 느껴지니?”

그녀가 속삭였다.

만약 이 안에 네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결국엔 내 입맛만 남고, 넌 아무것도 남기지 못했겠지?”

클레어는 혀끝으로 사탕을 어금니 아래 밀어넣었다. 그리고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사탕이 부서졌다. 그녀는 침에 젖은 사탕 조각을 1cm 남자 앞으로 떨어뜨렸다.

원하던 간식이야. 이젠 먹을 수 있겠지?”

1cm 남자는 천천히 손을 들어 떨리는 제스처로 거절했다. 그의 선택은 굶주림보다 괴로운 자존심이었다.

클레어는 한동안 그를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표정은 미묘하게 만족스러웠다.



정말 안 먹는구나? 좋아, 넌 지금 정답을 고른 거야.”

그녀가 부드럽게 말했다.

사실 전부 다 시험이었어. 누가 줬다고 무조건 받아먹는 벌레는 필요 없거든. 생각할 줄 아는 장난감을 원해.”

클레어는 손가락을 튕겨 그 사탕 조각을 멀리 날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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