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화 냄새는 따뜻 [GTS-8]


클레어는 천천히 쭈그려 앉으며 손바닥을 기울였다. 그녀의 손바닥 위에서 위태롭게 서 있던 1cm 남자는 마치 허공에 던져진 인형처럼 휙 굴러떨어졌다.

!’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진 곳은 여학생들의 신발장 앞이었다. 먼지와 땀이 뒤섞인 눅진한 열기가 코끝을 강하게 자극했다. 수많은 실내화 속에 배어 있는 땀과 고무의 냄새가 압도적으로 그를 짓눌렀다. 숨이 턱 막히는 듯했다. 본능적으로 두 팔로 얼굴을 감싸고 물러서려던 찰나, 클레어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그의 등을 가볍게 톡, 하고 밀었다.

왜 도망쳐?”

클레어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비웃었다.

설마, 이 냄새가 싫어서 투정이라도 하려는 건 아니지?”

그녀는 입꼬리를 매혹적으로 올리며 속삭였다.

한번 맞춰봐. 내가 어떤 실내화를 신었는지. , 코는 엄청 예민하잖아? 그래야 살아남을 테니까.”

클레어는 무릎을 꿇고 가장 위 칸에 꽂혀 있던 실내화를 꺼냈다. 내부 천은 낡고 노랗게 변색된 땀 자국과 발자국 흔적들로 가득했다. 그녀는 실내화를 1cm 남자의 얼굴 앞으로 천천히 가져갔다. 순간 살아 있는 악취가 파도처럼 밀려왔다. 오래된 고무, 땀으로 절어 산패된 냄새, 섬유 사이 썩어가는 듯한 눅눅함이 목구멍을 할퀴었다.

이게 아니라고 생각해? 그럼, 이건 어때?”

클레어는 한 치수 작은 실내화를 꺼냈다. 그 안에 엉겨 붙은 분홍색 스타킹 섬유가 눈에 띄었다. 그녀가 손가락으로 신발 입구를 꾹 누르자 습기 어린 공기가 푹 밀려 나왔다.

이 냄새는 익숙할 텐데. 내 발 냄새를 네가 얼마나 마셨는데, 기억 못 하는 건 아니겠지?”

남자는 견디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기침과 함께 뜨거운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러나 클레어는 그저 재미있는 장난감이라도 다루듯 실내화 하나하나를 그의 얼굴 앞으로 내밀었다.

말 안 해도 돼. 네 표정이 다 말해주니까. 넌 이제부터 악취랑 아주 오래 친해질 테니까.”

그녀는 마침내 천천히 하나의 실내화를 꺼냈다. 가장 낡고 눅진한 향기를 뿜어내는 그것은 클레어 자신의 것이었다.

이게 정답이야. 역시 내 냄새는 격이 다르지?”

클레어는 신발 안을 그의 얼굴 위로 덮었다. 먼지와 섬유 가루가 흩날리며 숨 막히는 세계가 펼쳐졌다. 1cm 남자는 필사적으로 버둥거렸지만, 클레어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신발 입구를 더욱 낮추었다. 결국, 그는 상반신이 완전히 신발 안의 암흑 속으로 사라졌다.

그는 숨이 막혀 갔다. 하지만 그 고통 속에서 한 가지 의문이 그의 정신을 스쳤다. 이것은 클레어의 냄새가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체취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부드럽고 미지근한, 사랑스러운 향이 아니었다. 이 낯선 냄새는 다른 여자의 것이었다.

눈치챘구나?” 클레어가 웃으며 말했다.

맞아, 그거 내 거 아니야. 진짜 내 실내화 냄새가 궁금하겠네. 네 코가 그렇게 똑똑하다면 이번엔 제대로 견뎌야겠지?”

클레어는 드디어 자신의 진짜 실내화를 꺼냈다. 모든 실내화 중 가장 진하고 끈적한 향기가 풍겼다. 섬유와 먼지가 뒤섞인 깊고 따뜻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이 안에서 하루 종일 박혀 있을 자신 있어?”

그녀는 속삭였다.



1cm 남자는 실내화 속으로 밀려들어갔다. 내부는 따뜻하고 습기로 가득 차 있었다. 땀으로 응고된 양말 실밥과 발자국 흔적들이 축축하게 피부에 닿았다. 그런데도 그는 이상하리만큼 편안했다. 이 강렬한 자극을 뇌는 고통이 아니라 묘한 쾌락으로 해석했다.

클레어의 땀, 발자국의 미세한 요철, 각질 조각조차 그에게는 안심과 기쁨으로 느껴졌다. 그는 스스로 실내화 바닥 깊숙이 얼굴을 묻었다.

이제부터 너한테 내 냄새는 오로지 나 하나야. 네 후각도, 네 존재도 이 안에서만 숨 쉬도록 해줄게.”

클레어는 조용히 신발 입구를 봉인했다. 그녀의 체취 속에 완전히 격리된 채, 그는 오직 하나의 세계 속에서 숨을 쉬었다. 얼마 후, 그는 더 이상 고통을 느끼지 않았다. 클레어의 냄새는 이제 환경 그 자체가 되었고, 그의 존재는 그 안에서 길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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